거대한 새장. 그곳을 처음 눈에 담았을 때 맨 처음 연상한 키워드가 그거였다. 이런 곳에서 앞으로 일하게 된 건가. 어디든 이런 자신을 거둬준 것만으로도 황송하게 여겨야 했기에 불만은 없지만, 역시 첫인상이 좋다고 하기는 조금 버거웠다. 압도된다는 게 이런 건가.
허나 첫인상만 제외하면 유리 온실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라는 감상을 만장일치로 내놓을 만큼 뛰어난 미적 요소들로 채워져 있었다. 과연 소문대로인가. 투명한 유리벽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온실 안으로 햇빛이 여과 없이 쏟아져 내려왔고, 온실 내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식물들은 햇빛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대부분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생소한 식물들이었다. 온 세계를 뒤져 희귀한 멸종 식물들을 찾아 이곳에 전부 모아두고 있다는 말은 역시 사실이었다. 나무는 기이한 모양으로 자라나고 있었고, 꽃은 오묘한 빛깔과 독특한 형태로 피어났다. 짙은 녹빛으로 빽빽이 채워진 공간은 보기만 해도 어째 숨이 막혀왔다. 앞장선 안내인은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오면서 주의사항들을 빼먹지 않고 낱낱이 나에게 알려줬다. 그러면서 말하는 중간 중간 흘끔흘끔 뒤에서 걸어오고 있는 나를 훔쳐보며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지 체크했다. 혐오와 불신으로 단단히 박힌 눈빛은 이미 오래 전에 질렸기에 나는 안내인이 뒤를 돌아볼 때마다 잘 듣고 있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순종적인 끄덕임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안내인은 다시 고개를 원위치 시켜 말을 마저 이어나갔다. 벌써부터 지쳐가는 건 좋지 못했다. 온실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일종의 관리인이었다. 온실의 식물들에 손상이 있는지 체크하고, 장식물들에 먼지가 쌓이면 세밀히 닦는 일이 내가 맡은 분야였다. 온실에는 식물들 외에도 각종 골동품들과 조각상들로 그득했다. 식물들만큼이나 만만찮은 숫자였기에 온실이라기보다는 창고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주인님께서는 수집하신 것들은 종류 상관하지 않고 모두 이곳에 모아두니까 말이지. 안내인은 내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그러니까 상당한 수집가로 유명한 주인님에게 있어 이곳은 일종의 보물 상자였다.
얼추 온실 내부를 다 둘러본 것 같았다. 이제 한시름 놔도 되겠다 싶어 가면 너머로 몰래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내 눈치를 간파한 안내인이 전보다 더 딱딱한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남은 게 있다고 일렀다.
“잘 들어라. 저쪽 길로 쭉 들어가다 보면 주인님께서 가장 아끼시는 ‘수집품’이 있을 거다. 네가 이곳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거지. 딱히 신경 써야 할 건 없고, 가서 적당히 상대해주면 될 거다. 그리고 주인님께서 수집품을 보러 찾아올 때가 있는데, 너는 찍소리도 내지 말고 온실 구석에 숨어서 주인님이 떠나실 때까지 나오지 마라. 굳이 주제넘게 시중을 들어주지 않아도 되니까 주인님께서 온실에 계시는 동안에는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마. 내 말 명심해.”
그 말을 끝으로 안내인은 빠른 발걸음으로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얼른 이곳에서 나가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해 차마 붙잡을 수도 없었다.
온실에는 이제 나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안내인이 일러준 방향대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일단 정체가 뭔지는 확인해야 할 것 같았다. 말을 들어보면 동물 같은 건가? 안내인의 당부에서 나는 정체를 유추해보고자 했다.
길의 끝에는 탁 트인 작은 공간이 있었다. 온실의 정중앙으로 짐작되는 곳은 원형으로 넓게 터가 만들어져 있고, 붉은 꽃들과 고딕 풍의 장식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온실 안 어느 곳을 봐도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 가장 정성들여 꾸민 곳은 이곳이 유일했다.
“안녕.”
새소리가 지저귀였다. 인사가 들려온 쪽은 공터 한쪽에 배치된 길고 높은 그네였다. 사람이 타기에는 발이 땅에 닿지 않을 만큼 너무 높아 쉽게 올라탈 수 없는 높다란 그네에는 한 남자가 익숙하게 걸터 앉아있었다. 마치 횃대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작은 새 같았다.
풍성하고 윤기 있는 깃털이 달린 날개가 아닌, 기계로 만들어진 기이한 형태의 날개가 남자의 등에서 푸드덕거렸다. 색을 입힌 유리가 깃털을, 붉은 기가 도는 철이 뼈대 역할을 대신했다. 날개가 한 번 크게 펼쳐질 때마다 마디마다 톱니바퀴와 기계가 맞물리는 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고, 햇빛을 받은 유리 깃털이 영롱한 빛을 쏟아내면서 시야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척 봐도 인간이 만들어낸 조형이었지만, 이 오묘함을 과연 인간이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가지게 할 만큼 이 온실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과연, 수집가가 가장 아끼는 수집품다운 모습이었다.
남자는 그네에서 가뿐히 뛰어내렸다. 어느 정도 부유가 가능한 것인지 남자는 천천히 낙하하여 사뿐히 땅을 밟았다. 남자는 성큼성큼 나에게로 다가왔지만, 아까부터 남자의 외견부터 일련의 행동들이 전부 비현실적이라서 나는 무슨 반응부터 드러내야 할지 몰라 마른 침만 꼴깍꼴깍 삼키고 있었다. 남자는 유리구슬처럼 투명한 눈동자로 내 얼굴을(정확히는 내 가면이다)요모조모 살폈다.
“뭐야, 왜 아무 말도 안 해?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기로 한 사람 아니야?”
“아… 아, 네, 그렇죠. 네, 네. 맞아요. 네.”
네, 네. 만 몇 번째 말하는 건지. 허겁지겁 혀를 놀리다보니 말이 줄줄 새나왔다. 당황으로 흐트러진 내 얼굴을 저 남자가 보지 못한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잘 부탁해. 뭐, 딱히 신경 쓸 건 없고 말상대나 간간히 해줘.”
궁금한 거 있으면 지금 물어봐도 괜찮고. 남자는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다. 나랑 크게 나이차가 나 보이지 않은데도 남자의 행동거지는 상당히 앳되게 만들어줬다. ‘남자’보다는 ‘소년’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잠깐 머뭇거리다가 나는 한 가지 질문을 꺼냈다.
“뭐라고 부르면 되나요?”
질문이 뜻밖이었던 걸까. 남자는 두 번,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그 깜빡임을 보니 남자가 자신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소마츠. 그렇게 불러주면 될 거야.”
남자는 거리낌 없이 답했다. 어째 석연치 않은 소개였지만, 그 석연치 않은 부분이 어디인지도 정확히 모르겠고, 왠지 지금의 자신에게는 아직 그것을 짚고 넘어가기에는 이르다는 직감이 들어 일단 그냥 날 것 그대로 받아서 넘기기로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응. 내 인사를 받은 남자는 마침표를 찍듯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 *
일주일에 세 번 꼴로 주인님은 온실을 방문했다.
온실의 입구에는 작은 종이 달려 있었는데, 그 종이 울리면 누군가가 온실에 들어온다는 말이 되었고, 그것은 곧 자신 외에 이곳을 자유롭게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주인님이 행차하셨다는 뜻으로 귀결되기에 나는 작은 종소리가 들릴 때마다 하던 일을 재빨리 정리하고 주인님의 시선에 닿지 않는 곳인 깊은 풀숲 안으로 숨어들어가야 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주인님 앞에 모습을 드러낼 뻔도 했지만, 용케도 아슬아슬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멀리 숨어서 엿보는 주인님의 모습은 항상 단정하고 고급 진 정장에 윤기 나는 구두, 기다란 지팡이, 외안경을 고집스럽게 일관하고 계셨다. 상상과 달리 무척이나 젊은 주인님은 다른 수집품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곧장 온실 중앙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곳에 자신이 가장 아끼는 수집품이 있었다. 주인님과 남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마음만 먹으면 두 사람이 보이는 곳에 숨어서 지켜볼 수 있지만 그 정도로 담이 크지도 못했고, 관음증 환자도 아니기에 나는 몇 번의 망설임을 가졌을 뿐이었다.
주인님이 다녀간 날이면 남자는 항상 들떠있었다. 평소에도 상대하기 귀찮을 만큼 말수가 많고 어린애처럼 투정을 부릴 때가 종종 있지만 그런 날에는 유난히 상기된 얼굴로 재잘재잘 떠들며 기쁜 기색을 맘껏 드러냈다. 그 모습이 주인님에게 귀여움을 받아 신이 난 애완동물 같아서 자꾸만 불편하게 비춰졌지만, 남자는 내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날개를 연신 퍼덕였다. 기쁨으로 부드럽게 춤을 추는 날개는 평소 이상으로 더 빛나보였다.
남자의 말동무 상대가 되어줄 때면 남자는 바깥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걸 가장 좋아했다. 딱히 흥미로운 이야기는 없어 소재는 금방 바닥났지만, 남자는 했던 얘기도 질리지가 않은지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들을 때마다 남자는 매번 적극적인 호응을 해주는 이상적인 청자 역할에 충실했다.
“밖에 나가보신 적이 없나요?”
“여기에 들어와 살게 된 후로 한 번도 없었어.”
“주인님께 부탁은, 드려보셨나요?”
내 말에 남자는 뜻 모를 미소를 짓기만 했다. 오늘은 별이 많이 떴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벽 너머로 훤히 보이는 수많은 별들을 감상했다. 남자의 등에 달린 날개가 쭉 펼쳐졌다. 날개의 유리 깃털 안으로 밤하늘의 조각조각 스며들어갔다. 별빛에 젖은 날개는 한층 더 몽환적이었다.
온실의 문은 항상 열려있었다. 자물쇠도, 걸음쇠도 없었다. 유일하게 매달린 작은 종은 무척이나 오래된 탓에 녹이 슬어 제대로 종소리를 울리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 나처럼 귀가 밝지 않은 이상은 들을 수 없는 종소리였다. 누구도 자물쇠를 달거나 종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심할 만큼 허술한 밀실이었다. 여기서 나간다 해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도 남자는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품으면서도, 온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뜻은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열린 새장 속에 갇힌 새. 남자를 볼 때마다 답지 않게 시적인 감상에 젖어들고 만다.
오늘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좋지 못했던 모양이다.
얼음, 준비할까요? 아니, 됐어. 그냥 놔두면 알아서 괜찮아질 텐데 뭐. 그러나 남자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이미 붓기가 진행되어서 며칠은 족히 갈 것 같았다. 원래부터 핏기 없는 새하얀 피부라서 그런지 불그스름한 뺨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가끔 기분이 안 좋으면 이러더라고.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은 축이지. 남자의 말은 너무 완벽하게 여상스러웠다.
“사이좋으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이런 날이 꽤 많은가 봐요.”
“웬일이야, 오늘따라 말이 많네. 평소에는 몇 번이고 졸라야 말을 하더니.”
남자는 몸을 앞뒤로 가볍게 흔들었다. 귀에 거슬리는 마찰음 소리 하나 없이 그네가 흔들렸다. 간간히 흔들리는 날개는 오늘따라 조금 처져있는 것 같기도 했다.
“어째서 계속 여기에 있는 거예요?”
마음만 먹으면, 나가고 싶다는 말 한 마디만 꺼내도, 이런 곳에서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데.
어쩌면 언제부턴가 나는 이 새를 새장 밖으로 한 번 꺼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게 아니라 활짝 열린 문을 눈앞에 두고서 새장 안에 웅크려 앉아 자리를 지키는 새에게 호기심을 품은 건지도 모른다. 굳이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고른 건, 다른 단어를 고를 용기는 아직은 나지 않은 탓이 컸다.
남자는 내 말을 듣고는 폴짝 그네에서 뛰어내렸다.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리 없이 가볍게 착지한 남자는 바로 미끄러지듯이 나에게로 날아와 어찌할 새도 없이 손을 뻗어 내 가면 틈새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울퉁불퉁한 피부에 차가운 무기질이 와 닿아 반사적으로 어깨를 흠칫 떨었다. 살갗에 무언가가 직접 닿아 진 것도 처음이었고, 만들어진 것이라 한들 손길이 닿아진 것 또한 처음이었다. 남자는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로 나를 말갛게 보면서, 거부감 없이 내 뺨을 자꾸만 쓰다듬었다. 뜻밖에도 거부감은 없었다. 오히려 내 안의 다른 무언가는 이 순간을 고대했던 것 같았다.
“아, 역시 따듯하네.”
쵸로마츠는 만질 기회가 잘 없으니까. 작게 속삭였지만 의미는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손길을 거두고, 남자는 방금 전에 자신이 한 일을 말끔히 잊어버린 것처럼 손을 탈탈 털면서 공터를 빙글빙글 돌았다.
“딱히 나가봤자 갈 곳도 없고, 여기 있기로 약속한 것도 있으니까 말이야.”
“약속, 인가요.”
“처음 쵸로마츠하고 만났을 때, 쵸로마츠가 날 보고 ‘오소마츠’라고 말해줬어.”
그 말을 듣고, 처음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알려줬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아, 석연찮은 점이 그 부분이었던가.
“그리고 쵸로마츠가 자기랑 같이 가자고 해서, 그래서 같이 따라서 여기에 있게 된 거야.”
한참 동안 우느라 얼마나 난처했는지 몰라. 하하. 웃음소리가 맑게 퍼지면서 날개가 푸드덕거렸다. 날개가 요동치면서 유리 깃털끼리 부딪쳐서 웃음소리와 닮은 청아한 소리를 냈다. 그렇지만 정작 남자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하나 없었다. 꼭, 사람의 웃는 모습만을 그대로 따라한 인형 같았다.
“그 사람처럼 좋아해줄 수는 없지만, 원하는 만큼 곁에 머물러줄 수는 있어. 단지, 그것뿐이야.”
목소리는 여전히 떨림 없이, 감정 없이 담백했지만 그것을 읊는 표정은 꽤나 쓸쓸히 비춰졌다. 아니면 내가 그리 해석해서 보고 싶었기에 그런 일방적인 감정을 덧씌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한 번 직감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할 날도, 남자가 누군가를 좋아할 날도, 나에게 아무런 보답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형태라도 손에 넣기를 원했던 걸까. 아니면 형태이기에 가장 간절히 손에 넣기를 원했던 건지도 모른다. 인간이라는 족속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도 눈에 보이는 것에 가장 큰 의미와 가치를 두고서 소유하고자 한다. 안이 텅 비었다고 해도, 눈길이 닿고 손에 닿으면 그것으로 만족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기어이 손에 넣을 수 없는 곳까지 가버린 사랑하는 사람과 미치도록 닮은 인형을 수집한 주인을, 너무도 인간적인 사랑을 하는 그를 통해 동질감이라는 것을 멋대로 얻어 봤다.
그래서 좋아할 수 없기에 곁에 머무는 것과 좋아해버리고 말았기에 곁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비참하고 슬픈 일인지에 대해 재보려다가 관둬버리고 말았다. 이 부분도 역시나, 나에게는 아직 의미를 알기에는 너무나 머나먼 일이었다.
아, 오늘도 별이 잔뜩 떴네. 남자는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보이는 별들은 오늘도 아름다웠고, 별빛을 담은 날개는 더욱 더 기이했다.
새는 여전히 열린 새장 안에 있었다. 새를 새장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열린 문이 아닌, 자신을 밖으로 꺼내줄 오지 않을 누군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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