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님께 드리는 이벤트 리퀘 소설입니다.
“예전에 수녀님께서 사람은 죽으면 별이 되어 천국에서 남겨진 사람들을 지켜본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거듭된 고된 여로에 지쳐 어느 숲 속에 몸을 숨겨 해가 뜰 때까지 잠시 눈을 붙이려던 때 들려온 어린아이의 나직한 속삭임에 코라손을 잠에 들기 위해 감았던 눈을 다시 소리 없이 뜨고는 아마도 자신의 등 뒤에 있을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코라손이 깨어난 기척을 나타내지 않아서 그런지 아이는 코라손이 잠에서 깨어나 제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평소라면 또래보다도 날카로운 예민한 감으로 알아챘을 테지만, 본래 있던 병과 떠돌이 생활로 싸인 여독이 중첩되어 아이는 너무 피곤하고 지친 나머지 둔해져 있었다. 아이는 코라손처럼 잠을 청하기 위해 눕지 않고 모닥불 근처에 멀뚱히 앉아있었다. 제 몸을 전부 덮고도 남을 만큼의 크고 꾀죄죄한 낡은 담요를 두르고 수척한 안색으로 두 눈만 담요 밖으로 내민 아이는 퍽 안쓰러웠다. 모닥불의 주홍빛을 받아도 창백해 보이는 아이의 새하얀 얼굴이 측은함을 더 불러냈다. 코라손은 아이에게 자신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계속 자는 척하며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아이가 ‘비극’을 겪기 전에 있었던 나날과 관련된 이야기를 솔직히 꺼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코라손은 아이가 말한 ‘수녀님’이 누군지 몰랐으나 아이가 말한 어조로 짐작해볼 때 아이를 한때나마 아껴주고 사랑해준 과거의 사람들 중 한 명 일거라 쉽게 짐작해냈다.
“그러면 엄마하고 아빠, 친구들, 수녀님, 그리고 라미도 별이 되어서 절 지켜보고 있을까요?”
망설임이 가득 배어있는 목소리로 다음 말을 이어붙인 아이는 그나마 밖으로 내보였던 두 눈마저 담요 속으로 숨겨버렸다. 오랜만에 직접 입으로 말해본 그 이름들은 아이에게는 아직 너무도 벅찬 그리움을 안겨줬다. 모두가 아이만을 혹독한 세상에 남겨두고 떠났다. 아직 혼자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버겁고 힘겨운 아이만이 별무리 아래에 남겨져 잔혹한 현실 속에서 맞서 살아가야만 했다. 아이는 몸을 웅크렸다. 날도 그리 춥지 않고, 모닥불의 온기가 있어서 오히려 따뜻함을 느껴야 함에도 아이는 항상 몸을 웅크리며 있지도 않은 추위에 맞서야 했다. 어쩌면 그 추위는 단순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를 달래줄 온기는 지금 어디에도 없게 되었다. 아이가 춥다고 응석을 부릴 때마다 기꺼이 제 품 안에 아이를 안아주고 온기를 나눠준 존재들은, 이제 저 하늘 위로 올라가 차가운 별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모두가 하나의 별이 되어 아이를 지켜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어요. 사람이 별이 된다니 말도 안 되잖아요. 그리고… 그 후로는 애써 그 말을 잊으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는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괴로웠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것은 더는 힘들지 않았다. 그런 육체적 고통을 느끼지 못할 만큼 아이는 망가지고 무뎌졌다. 아이를 진심으로 괴롭게 만드는 것은 새하얀 죽음으로 억지로 끌고 가는 병보다도 자신이 세상에 대한 증오와 저주로 비뚤어지고 타락하여 모든 것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광기어린 모습을 저 하늘 위에서 소중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순진한 믿음에서 비롯된 두려움이었다. 지금 아이의 모습은 천진했던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아이는 더 이상 그들이 알고 있던 아이가 아니었다. 그러한 괴리감에 아이는 차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없었다. 별이 된 사람들은 아이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울거나, 화내거나, 어쩌면 아이의 뜻에 동감해 웃으면서 응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달라지는 것 하나 없는 비극이었다. 그래서 아이는 비극이 일어나고 증오를 갚기 위한 복수를 결심한 뒤로 한 번도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아이가 독기어린 눈동자로 바라보는 것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과 원망스럽고 두려운 비정한 세상이었다.
“근데 요즘 들어 다시 수녀님 말씀이 떠올라요.”
코라손은 아이를 지켜내고 병을 치료해 되살려내겠다며 나선 유일한 인물이자 아이의 인생에 있어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되어준 남자였다. 코라손의 강요로 인해 억지로 병을 치료하기 위한 여정에 오른 아이는 그를 믿지 않았다. 깊은 배신과 불신을 품은 아이에게 있어 어른은 두려움과 경계의 대상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라손이 아이를 살리고 싶다는 진심어린 고백을 듣게 되자, 아이는 비로소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그동안 참았던 응어리 진 설움들이 터져 소리 없이 오열했다.
그 뒤로 아이는 기억에서 지웠노라 여겼던 젊은 수녀님이 생전에 자신에게 남긴 말을 떠올렸다. 옛날, 아이는 수녀님의 말씀을 듣고 뒤이어 물어봤다. 어째서 사람들은 죽은 뒤에 별이 되어서 지켜보는 거죠? 순진한 아이의 질문에 수녀는 평소처럼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친절히 말했다.
「이 세상에 남은 사람들이 자신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축복어린 바람에서 그런 거란다.」
그래서 수녀는 뒤이어 아이에게 혼자라고 생각할 때마다 별을 올려다보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저 하늘에 있는 수많은 별들이 너의 행복을 바라고 있으니 두려워할 것 없다고.
“하지만 별을 봐도 어느 별이 부모님인지, 친구들인지, 수녀님인지, 라미인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이는 여전히 혼자였다. 혼자일 수밖에 없었다.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저 머나먼 별들에게 위로조차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코라손에게 마음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용기를 내어 오랜만에 밤하늘을 올려다본 날, 아이는 오히려 머나먼 별들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는 현실과 그들과의 거리감을 통렬히 느껴버려 별빛이 섞여든 눈물을 쉼 없이 흘렸고, 별들도 그런 아이의 슬픔에 공감하는지, 아니면 아이를 달랠 수 없다는 것에 저들 나름대로 슬퍼하는 것인지 아이를 따라 같이 울었다. 그 날은 유성우가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아이는 코를 훌쩍이며 밤하늘을 올려봤고, 코라손도 아이 몰래 숨죽여 밤하늘을 같이 올려봤다. 수풀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에는 오늘도 별들이 많이 떠올랐다. 저 수 많은 별들 중에 누가 아이의 부모이고, 친구인지는 코라손도 알아내지 못했다. 한참 동안 아이는 말없이 무심한 별들만을 봤다. 간간히 장작들이 모닥불에 타는 소리가 들려올 뿐이어서 코라손은 이제 아이가 잠이 든 것인가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할 때, 아이는 잔뜩 목이 메여 당장이라도 꺼질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코라 씨는 내가 별이 되어도 찾을 수 있나요?”
그 말에, 코라손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말의 전부에 아이가 지금껏 품어왔던 모든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 코라손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으나, 애써 입 안쪽의 말랑한 살을 깨물어 울음을 참았다. 아이가 울지 않은데 꼴사납게 어른이 울 수 없었다. 그러나 코라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의 두 눈에서는 아이를 향한 눈물이 별빛과 함께 줄줄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코라손은 더 이상 자는 척을 그만 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담요를 젖히고 벌떡 일어난 코라손의 돌발 행동에 방금 전까지 그가 깊이 잠들었노라 믿었던 아이는 화들짝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뒤로 자빠질 뻔 했다.
“코, 코라씨? 아직 안 잤던….”
아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코라손이 성큼성큼 걸어가 아이의 몸을 품 안에 꽉 끌어안았다. 숨이 막히도록 자신을 끌어안는 코라손의 행동에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동자만 데록데록 굴린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코라 씨, 왜 그래? 아이는 조심히 코라손에게 말을 걸었으나 그는 아무 말 않고 아이를 안아주는 것에 열중했다. 결국 이유를 알지 못해 아이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내다가 천천히 손을 뻗어 코라손의 옷자락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꼭 쥐었다. 파르르 떨리는 아이의 손은 모닥불보다 따스한 코라손의 품 안에서 벗어나기 싫다는 의지를 표현해줬다.
“찾을 수 있어.”
자신의 귓가에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 코라손의 답변에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떠서 품 안에서 코라손을 올려봤다. 이제 울지는 않지만 얼굴은 여전히 눈물범벅인 코라손은 한 손으로 아이의 등과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말을 이었다.
“왜냐하면 넌 별이 되지 않을 거니까. 내가 반드시 네 병을 치료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서 널 살릴 테니까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코라손은 아이를 쓰다듬고 있는 손바닥을 통해 아이의 심장이 콩콩 뛰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병으로 인해 작고 힘겹게 뛰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의 심장은 여전히 움직였고, 살아있었다. 별이 되면 더는 들을 수 없게 되는 생명의 고동이었다. 그 소리를 더는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코라손은 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그대로 멎어버릴 것 같았다. 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아이는 아직 머나먼 곳으로 가기에는 너무도 어리고 연약했다. 그래서 코라손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설령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한이 있어도 이 아이만큼은 제 목숨을 바쳐 반드시 지켜내 살리겠다고.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별들과는 다르게 자신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보이겠다고.
그리고 거기에 더해 코라손은 한 가지 약속도 얹었다.
“네가 별이 되지 않아도 어디에 있든지 간에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 계속 네 곁에 있으면서 지켜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정말로?”
“그럼! 그러니까 별이 되어도 찾아달라는 그런 불길한 소리는 하지 말라고! 네가 별이 되는 건 나뿐만이 아니라 네 가족들과 친구들도 싫어할 테니까 말이야. 그 수녀님인가 하는 사람도 말했잖아, 별은 남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켜보는 거라고. 그러면 네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게 그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야.
그러니까, 그 때까지는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 더는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아. 로우.”
코라손은 마지막으로 아이의 이름을 사랑을 담아 속삭여준 뒤, 이 세상의 그 어떤 값진 보물들보다도 더 귀중하고 의미 있는 것을 소중히 끌어안듯이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아이를 다시금 꼭 끌어안아줬다. 덕분에 아이는 숨쉬기 힘들 정도로 코라손의 품 안에 거의 파묻혀 갇히는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코라손의 체취와 자신과 다르게 크나큰 고동소리, 그리고 추위를 잊게 해주는 따스하고 상냥한 온기에 취해 아이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어느 때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도 코라손을 제 품에 넘치도록 끌어안았다.
로우는 눈을 감으며 이 사람이라면 자신이 어디에 있던지 간에 반드시 찾아내어 곁에 있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멀리 떨어지게 되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가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로우는 잠시 눈을 떠 밤하늘을 쳐다봤다. 때마침 별똥별이 길게 꼬리를 그리며 떨어졌다. 어쩌면 코라손은 자신을 위해 내려온 별똥별이 아닐까 싶었다. 로우의 곁을 언제고 지켜주며 행복을 선사하는 커다란 별. 그리 생각하자 로우는 이제 하늘의 별을 봐도 더는 슬프지 않았다. 로우의 곁에는 이제 무엇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지고 소중한 별이 있게 되었다.
그리고 로우는 오랜만에 맛보는 행복감에 도취되어 그대로 잠들었다. 두 사람을 비추는 하늘의 별들은 어느 때보다도 빛나고 아름다웠다.
“ㅡ옛날에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말이야, 기억 나?”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를 나눴었지 참. 그 때 품에 안겨 매달린 로우는 무척 귀여웠는데 말이야.”
“무슨 의미야 그거.”
“물론 지금의 로우도 좋지만 말이야.”
그 말에 로우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코라손을 지그시 쳐다보다가 읽고 있던 별자리 책으로 얼굴을 슬쩍 감춰버렸다. 그런 로우의 반응에 코라손은 역시 귀엽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저 천체 망원경 정리를 마무리 했다.
그 날의 대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라손은 부득이하게 로우의 곁을 떠났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서야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설마하니 서로가 생전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는 줄은 전혀 몰라서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여러모로 소동이 일어났지만(고등학교 입학식에서 로우를 처음 보게 된 코라손은 교사라는 신분도 잊은 채 당장 그에게 매달려 펑펑 울었고, 덕분에 로우는 첫날부터 학교 내 유명인사가 되어 한동안 쪽팔림에 얼굴도 제대로 못 들고 다녔다)지금은 이렇게 교사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방과 후에 자주 만나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로우는 책 너머로 코라손이 천문부 활동에 쓰는 천체 망원경을 케이스 안에 조심히 넣어서 보관함에 넣는 모습까지 지켜본 뒤, 그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다.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뭔데?”
“천문부 고문이 된 건, 그 때의 이야기 때문인 거야?”
뜻밖의 질문에 코라손은 금방 대답하지 않고 잠시 해답을 찾으려는 듯 흐음, 하는 소리를 내며 잠시 골몰히 생각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면서 그런가? 하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본인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천문부 고문이 된 것에 대한 이유를 명확히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로우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로우와 관련된 이유로 자신이 지금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면 그것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기에 코라손은 웃으면서 로우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손길에 로우는 여전히 자신을 애 취급 하는 그의 태도에 약간의 불만을 가지면서도 내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 로우는 잠시 눈을 감고 코라손의 손길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를 고스란히 느끼며 꿈결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코라 씨랑 이렇게 만난 게 믿기지 않아. 솔직히, 다시 만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
“그래? 나는 로우랑 다시 만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말이야.”
“어째서?”
“말했잖아. 어디에 있든 반드시 찾아낼 거라고.”
「네가 별이 되지 않아도 어디에 있든지 간에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
…아아, 정말. 이런 때 그런 말을 하는 건 너무 치사하잖아.
로우는 고개를 푹 숙이고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지으며 눈물을 한 줄기 흘려냈다. 처음으로 흘려보는 기쁨과 행복의 눈물은 별빛이 섞여든 것이 아니라 별 그 자체였다. 죽음을 넘어 새로운 삶을 가져 다시 태어나도 로우에게는 여전히 그의 곁을 지키며 행복을 만들어주는 커다란 별이 존재했다. 로우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수호성이 있다는 글귀를 읽었던 것을 떠올렸다. 로우에게 있어 코라손은 그야말로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 어떤 별들보다도 빛나고 소중한 수호성인 것이다. 코라손은 그런 로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내려 보다가 그의 눈물 자국을 닦아준 뒤 이마에 조용히 입을 맞추었다.
“앞으로는 같이 행복해지자. 로우.”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전하는 코라손의 새로운 약속에 로우는 웃으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내밀어 깍지를 껴주는 것으로 그의 약속에 수줍게 답했다. 별은 더 이상 아이를 지켜보며 행복만을 바라지 않았다. 별은 이제 아이의 행복이 된 것이다. 두 사람이 있는 동아리실 밖에는 해가 저물고 땅거미가 내려앉아 어스름을 피워냈다. 그리고 어스름의 틈새 사이로 작은 별이 머나먼 시절의 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약속했던 날의 별빛과 닮은 환한 빛을 내며 떠올랐다. 샛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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