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은 지평선에서 바다와 맞닿아 하나가 되어 푸른빛을 밝게 빛내고 있었고,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행자가 앞으로 헤쳐 나갈 여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부드럽게 불어오고 있었다. 눈부신 태양 아래서 어린 아이는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진정한 자유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있었다. 하늘과 바다 아래서 자신을 속박하고 강요할 것은 없었으며 오로지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미지의 세계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록 예정과는 달리 조금 일찍, 홀로 바다에 나오게 되었지만 언젠가 이 넓은 바다 위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믿고 있기에 소년의 가슴 속에는 외로움과 두려움 따위 전혀 없었다. 소년의 두 눈에 선명히 들어오는 것은 앞으로 펼쳐질 눈부신 모험들뿐이었다.
에이스, 루피. 나는 너희들보다 한 발 먼저 이 멋진 모험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볼게.
들뜸으로 발갛게 상기된 얼굴을 한 소년의 미소는 그 어떠한 보물들보다도 빛나고 값진 것이었다.
바다와 하늘빛과는 정 반대의, 검붉은 색의 폭발이 소년의 꿈을 완전히 뒤바꿔놓기 전까지, 소년의 작은 눈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약시
W. 아르카디
“어이.”
“응? 무슨 일이야?”
누군가를 부르는 로우의 목소리에 반응을 한 인물은 로우와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들은 사보였다. 드레스로자의 일이 일단락된 후, 혁명군의 참모총장으로서 드레스로자에 있는 어둠들을 몰아내고 돈키호테 패밀리가 뒷세계에서 암약하여 밀수하던 무기들을 전부 거둬들이는 등 혁명군으로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진두지휘를 하던 중에 사보는 로우의 부름을 듣게 된 것이었다. 지금까지 해적과 혁명군이 서로 별개의 세력인 탓에 기본적으로 서로의 일에 대해 터치하지 않으며, 딱히 큰 일이 아니면 그들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 태도를 고수해오던 로우였기에 사보로서는 로우의 부름이 꽤나 의외였다. 자신의 의형제인 루피와 동맹을 맺어서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나 여전히 속을 알 수 없는 사내였기에 약간 긴장이 된 사보는 일단은 부름에 따라 로우에게로 발걸음을 돌려 그의 앞에 가까이 서게 되었다. 이윽고 자신의 앞에 바로 서게 된 사보를 로우는 잠시 관찰하듯이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자신을 불러놓고 아무 말 없이 빤히 쳐다만 보는 로우의 행동에 사보는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게다가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로우의 시선이 어쩐지 자신의 왼쪽 눈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약간 심기가 불편해지기까지 했다. 자신의 왼쪽 흉터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눈에 띄어서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는 것은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대놓고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을뿐더러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다. 화를 낼까 싶었지만 그래도 루피의 친구니까, 하는 생각으로 참아내어 사보는 최대한 부드러운 태도와 말투로 로우에게 물었다.
“저…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건데? 혹시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말이지.”
“응?”
“왼쪽 눈 시력에 문제가 있는 건가?”
예상치도 못한 정곡에 사보는 놀란 나머지 그만 손에 들고 있던 군수물자들이 적힌 차트를 땅에 떨어뜨릴 뻔 했다. 크게 흔들리는 사보의 두 눈동자를 간파해낸 로우는 자신의 말이 그의 비밀 중 하나를 제대로 골라내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묘한 시선으로 사보를 살펴보았다. 그 시선이 자신의 속내를 완전히 벗겨내려는 것 같아 사보는 차트를 쥔 손에 힘을 더욱 주었고, 덕분에 사보의 장갑이 차트와 맞물려 뿌드득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잠시의 침묵 끝에 나온 사보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면서, 로우의 말을 필사적으로 부정하려는 낌새가 약간은 절박하게 들어있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흉터 때문에 착각한 것 같은데 왼쪽 눈도 보인다고.”
“그래, 보이겠지. 다만 오른쪽 눈과는 달리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
“딱히 숨기려고 한다면 나도 더 이상은 물어보지는 않겠다. 다만 의사로서 약간 신경 쓰였던 부분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로우의 말에 사보의 표정이 더욱 눈에 띄게 굳어지면서 일순 노기가 감돌게 되자 로우는 재빨리 뒷말을 붙여 더 이상의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선을 그어버렸다. 의사로서의 자신이 호기심 한 번 드러냈을 뿐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로우의 모습에 오히려 맥이 빠진 쪽은 사보였다. 정말로 단순한 호기심으로 사보에게 질문을 한 것이었는지 로우의 얼굴에는 그나마 있었던 의사로서의 흥미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 평소의 무료하면서도 모든 것에 무관심해 보이는 기색을 띄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짧은 침묵이 흐른 후, 이번에는 사보가 침묵의 사이에서 로우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윽고 무거운 한숨을 내려놓듯이 푹 쉬어버리고는 열어놓은 차트를 덮어서 지나가던 부하에게 몇 가지 주의사항과 함께 건네어 준 후에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로우를 향해 속삭였다.
“그러고 보니 그쪽은 루피의 상처도 치료해 준 유능한 의사였지.”
그 속삭임을 놓치지 않고 들은 로우는 살짝 숙였던 고개를 들어 사보를 보았다. 모자 아래서 드러난 사보의 얼굴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함이 그늘을 만들어내어 얼기설기 엉켜져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낸 그늘에서 가장 선명히 보이는 감정은 미련이 만들어낸 씁쓸함이었다.
“잠깐 조용한 곳에서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말이야.”
로우는 이미 사보가 자신에게 무엇을 물어볼지 알고 있었다. 이번의 일을 겪으면서 신세를 어느 정도 졌으니 치료 상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로우의 머릿속에서 짧게 스쳐 지나갔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자리를 옮긴 후 사보는 먼저 로우에게 간략하게 왼쪽 눈에 대한 사정과 이렇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었다.
지금부터 12년 전, 사정상 함께 바다로 나가자는 의형제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홀로 바다에 나선 사보는 그토록 꿈꾸던 모험으로의 첫 발을 내딛지도 못하고 천룡인의 부당한 공격을 받아 큰 폭발에 휩쓸려버렸고, 그 덕분에 어린 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큰 부상을 입고야 말았다. 다행히 그 전에 사보와 안면이 있었으며 당시 근처에 있었던 드래곤의 도움으로 구조를 받아 빠르고 적절한 치료로 목숨은 건지게 되었으나 상처의 후유증은 지독히도 남아 평생에 걸쳐 지워지지 않을 큰 흉터를 남기고 말았다. 그러나 당시의 폭발이 사보에게 안겨준 것은 비단 흉터뿐만이 아니었다. 상처가 아물고, 왼쪽 눈을 감싸던 붕대를 푼 후에 눈을 뜨게 된 사보는 자신의 왼쪽 눈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바로 깨닫게 되었다. 선명하게 들어오는 오른쪽 눈의 시야와는 달리 왼쪽 눈의 시야는 마치 두껍고 희뿌연 안개가 덮어진 것처럼 모든 것들이 흐릿하게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장시간 눈을 감고 있었고, 폭발의 후유증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것이라며 안일하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왼쪽 눈의 시야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으며 형태는 점차 흐릿해져서 마침내 사물의 위치와 색깔만 알게 되지 세세한 형태는 전혀 알지 못하게 되자 사보는 이대로 가다가는 나중에는 왼쪽 눈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될까봐 덜컥 두려워져서 당장에 의사를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자초지종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의사는 사보에게 증상을 설명해주었는데, 후천성 약시라고 병명을 내려주었다. 폭발을 직격으로 받은 영향으로 시신경에 문제가 생겨서 왼쪽 눈의 시력이 급격히 약해져버린 탓에 시야가 흐릿해진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사보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심정이 들면서 어떻게 고칠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았으나 의사는 그저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 밖에는 없다는 사실상 방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버리고 말았다.
이야기를 간략하게 마친 후, 사보는 모자를 벗은 후 손으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내어 왼쪽 눈을 확실하게 드러내었다. 그러자 사보의 흉터와 더불어 초점이 흐릿한 그의 왼쪽 눈동자가 아프게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 사실을 아는 건 혁명군 내에서도 드래곤 씨를 포함해 극소수뿐이야. 혁명군 참모총장의 왼쪽 눈에 이상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곤란하니까.”
“그런 것 치고는 전투 시에 꽤나 잘 움직이던 것 같은데.”
“다 수련의 결과지. 오른쪽 눈은 멀쩡하니까 그걸로 커버하고 있고, 왼쪽 눈이 약한 만큼 그에 따른 대비책도 여러 개 세운 채로 싸우니까 말이야. 그래도, 시야가 불안정한 건 역시 불편하지.”
검지로 왼쪽 눈을 톡톡 두드리면서 마지막을 쓰디 쓴 미소와 함께 푸념으로 끝낸 사보는 로우에게로 고개를 돌려보였다. 지금에서야 로우는 사보가 누군가를 볼 때는 주로 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돌려서 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근데 내 왼쪽 눈에 이상이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동공의 움직임이 약간 어색해서 혹시나 싶었다. 아예 안 보이는 거라면 초점이 없거나 눈동자 움직임이 없어야 할 텐데 너는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으니 시력 자체는 있는 것이라 판단했지.”
“와아. 대단하다! 루피한테 이렇게 대단한 친구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 녀석하고는 친구가 아니다.”
“하하. 그래서 너는 이 눈을 낫게 해줄 수 있어?”
“유감이지만 약시는 조기치료로만 낫는 게 가능하다. 성장기 이후로는 시력이 그대로 고정되기에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것 이외에는 치료할 방도가 없다.”
“그렇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아쉽네.”
자신의 이상을 한눈에 간파해냈기에 그만한 실력을 가졌으면 혹여나 자신의 눈을 낫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실낱같은 가능성을 가지고 로우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도를 물어본 사보였으나 대답은 이미 그도 마음속으로 체념하고 있던 최후통보였다. 허탈한 미소와 더불어 체념의 한숨을 크게 토해낸 후 고개를 위로 젖혀 하늘을 올려다 본 사보는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조각하늘이 오늘따라 더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절반의 일그러진 하늘은 처음 바다에 배를 띄우고 모험을 꿈꾸던 그 날의 하늘과 닮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실의에 차 보이는 사보의 모습에 로우는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잠시 망설이다가 일단 의사로서의 유감을 전해주기로 했다.
“유감스럽게 되었군.”
“아냐, 괜찮아. 미안해할 필요 없어. 어차피 이미 포기하고 있던 일이고. 불편하긴 해도 아예 안 보이는 것도 아닌데다가, 이제는 익숙해져서 별 문제 없어.”
“그래도 꽤나 아쉬워하는 눈치인데. 나한테 헛된 기대를 걸었던 게 아닌가.”
“하하. 루피 친구는 숨겨도 금방 들통 나서 곤란하네. 그렇네, 미안. 괜한 기대를 받게 해서.”
사보는 그렇게 사과를 전한 후에, 짙은 미련과 더불어 회한에 잠긴 눈빛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단지, 나을 수만 있으면 되도록 두 눈이 멀쩡한 상태로 루피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시력이 불안정한 탓에 초점이 흐릿해서일까, 사보의 왼쪽 눈에는 눈물이 머금은 것처럼 일순 흐릿하게 일렁거리게 되었다. 마치 그의 지난 슬픔과 후회를 모우고 또 모아 왼쪽 눈에다가 쌓아놓은 것처럼 슬픈 빛을 띠고 있었다. 어쩌면 그의 시야가 망가지게 된 것은 이러한 그의 감정들이 왼쪽 눈의 시야를 가려버리게 된 탓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량한 기운이 깃들어있었다. 그 감정들이 결코 낯선 것이 아니라 로우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시선을 사보의 왼쪽 눈에 고정시키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이 사보의 이상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감정이 응집되어 있는 왼쪽 눈에 일찍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상념에 잠겨있던 사보는 다시 한 번 로우의 시선을 느끼고 그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로우의 시선은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그의 시선 안에는 단순한 연민이 아닌 깊은 이해심도 담겨있었기에 사보는 전과는 달리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자신을 걱정해주는 로우의 시선에 고마움을 느낄 정도였다.
“하하, 걱정 끼쳐서 미안해. 왠지 내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니 좀 털어놓고 싶어져서 말이야.”
“별로, 걱정 같은 건 하지 않았다만.”
사보의 말에 조금 무안함을 느껴버린 로우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부정해버리자 사보는 어쩐지 그런 로우의 반응이 조금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 어렸을 적의 에이스의 모습과 겹쳐 보이면서 친숙한 느낌이 들어 사보는 기분이 조금 나아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처음으로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만약에 눈이 나을 수 있게 되면, 그 때는 네 얼굴도 한 번 제대로 보고 싶네.”
그 말에 로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으로 깜짝 놀란 반응을 사보에게 보여주었고, 사보는 흐릿한 시야에서도 그것만큼은 어쩐지 잡아낼 수가 있어서 푸핫 하고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보면 볼수록 더 귀엽다는 생각이 들면서 싱글싱글 웃어버리는 사보의 모습에 로우는 약간 민망한 기분이 들어 모자의 챙을 잡아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으로 어설프게 제 얼굴을 감추어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린 뒤였다.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는 사보에 로우는 마음에 안 든다는 투로 불평하듯이 말했다.
“뭐가 그리 우스운 거지?”
“음? 아니, 왠지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을 바보 취급하지 마라, 사보여.”
“하하. 바보 취급이 아닌걸. 어쨌든 고마워. 아, 이 일은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로 해줘. 특히 루피한테는. 알면 분명 걱정할 테니까.”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는 제스쳐로 비밀을 당부하는 사보의 모습을 로우는 잠시 못마땅하다는 듯이 흘긋 노려보다가 몸을 홱 돌려서 골목길에서 먼저 빠져나가자 사보는 그런 로우의 뒷모습을 보고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놀렸나 싶어서 사과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차에 로우가 사보보다 먼저 말을 꺼내었다.
“나중에 내 배에 잠시 들르도록 해라. 시력에 좋은 약들을 몇 개 처방해 줄 테니.”
지나가듯이, 그러나 선명하게 전해진 그 말은 마치 첫 출항 때 맛보았단 서풍과도 같은 부드러움이 들어있었다.
사보는 그 말을 듣고 멍한 기분이 들어 잠시 그 자리에 못 박혀 서있었고, 로우는 딱히 대답을 들을 생각으로 말한 것이 아니었는지 그 말을 끝으로 정말로 골목길에서 빠져나와 사보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을까, 사보는 천천히 무릎을 굽혀 제자리에 앉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세수하듯 위아래로 쓸어내려지는 두 손 사이로 맥이 빠졌지만 제법 뜨거운 한숨이 새어나왔다. 단순히 의사로서의 처방일지도 모르는데, 단순하고 사소한 호의나 다름없는 것인데, 그런데도 어째서 자신은ㅡ
“어쩌지. 엄청 기뻐.”
그것은, 자신이 남몰래 숨겨온 비밀에 대한 위로를 받아서 일까. 사보의 상기된 두 뺨은 서풍을 맞아 생긴 어린 시절의 상기된 얼굴의 빛깔과 꽤 닮은 빛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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