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님 리퀘. 다 쓰고 나서 본래 리퀘 내용과 조금 엇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조용히 목 맬 준비를 한다.
“한심하긴. 꼴이 그게 뭐냐?”
“… 닥쳐.”
빈정거리는 말투로 시비를 걸며 한심하다는 듯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키드에게 로우는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하지만 고작 한 마디를 던진 것만으로도 힘이 부친 것인지 로우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고, 그 모습에 키드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여 욱한 감정이 치솟아 올라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눈앞에 있는 인물이 환자라는 사실로 간신히 눌러 참았다. 입고 온 목도리와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놓은 후 키드는 다시 한 번 로우를 내려다보았다. 평소에 무미건조한 눈빛과 표정으로 지내오던 트라팔가 로우가 오늘만큼은 상당히 달라보였다. 얼굴 전체가 열로 붉게 달아올라 있으며 눈은 반쯤 풀어지고 목소리는 상당히 많이 망가져서 말도 제대로 꺼내기 벅차할 정도이며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는데도 사시나무 떨 듯이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지독한 감기에 걸린 환자로 짐작되는 로우의 모습에 키드는 마뜩치 않다는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반나절 내내 연락이 되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하며 찾아와봤더니 이런 모양새인 것이다. 쯧. 키드는 혀를 찬 후 로우가 누워있는 침대의 귀퉁이에 앉았다. 키드의 무게로 인해 침대의 한쪽이 쏠려 내려가자 로우는 다시 힘겹게 눈을 뜨고 키드를 보았다.
“천재 외과의사 트라팔가 로우 선생께서 감기에 걸려 끙끙 앓고 있는 모습이라니. 별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군.”
“충분히 비웃었으면 그만 돌아가라 유스타스여. 콜록. 지금 널 상대할… 기분이 아니니. 콜록.”
“평소에 너 좋다며 쫓아다니는 녀석들은?”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알기는 하냐. 콜록, 콜록. 다들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아파서 누워있는데도 일이 먼저냐?”
“안 그래도 찾아오겠다고 한 걸 간신히 말렸다. 콜록, 콜록! …그것보다 말 그만 시켜. 목 아파 죽겠으니까.”
“비실비실한 녀석. 뭐라도 좀 먹었냐?”
“…아직.”
“아픈데 안 먹고 그냥 누워만 있었냐? 야, 원래 아플 때 밥을 먹어둬야지 빨리 낫는다고. 루피 녀석 좀 봐라. 항상 그렇게 먹어대니 아플 때가 어디 있냐,”
“콜록! 날 그 먹보와 동급으로 취급하지 마라. 유스타스여.”
“…아무튼 그 뭐냐, 죽 같은 거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어?”
“그래야 하지만 지금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힘들다….”
키드의 제안에 로우는 한숨과도 같은 대답으로 돌려준 후 정말로 이 이상 키드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힘든지 곧바로 침대를 끌어당겨 옆으로 돌아누웠다. 이제는 키드가 있든 없든 그저 자기로 결정한 모양이었다. 키드는 그런 로우의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괜히 무안한 심정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환자인 상대로 너무 몰아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로우가 저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대놓고 아프다라는 말까지 하는 건 처음이기에 그것에 대한 놀람과 당혹스러움도 있었다. 언제나 자신의 속내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으며 힘든 일이 있어도 자신의 선에서 처리하며 이겨내기에 키드로서는 지금의 로우가 낯설면서 자신만이 로우의 나약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묘한 고양감이 차올랐다. 그리고 그만큼 로우가 자신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키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로우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아픈 것인지 그새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키드는 흠 소리를 내며 잠시 생각에 빠져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이윽고 몸을 돌려 옷걸이에 걸어놓은 코트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두 세 번의 신호음이 오간 후, 상대방이 키드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킬러냐. 한 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말이다….”
간병
W. 아르카디
철퍽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몸살로 인해 눈을 감고 잠을 청한 뒤에도 한참을 끙끙거리다가 드디어 잠에 빠질 수 있었던 로우는 자신의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감촉과 퀴퀴한 냄새에 조금씩 얕은 잠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었다. 머리 전체를 적시는 차갑고 눅눅한 감촉은 가뜩이나 삐걱거리며 덜덜 떨리는 몸의 한기를 더해줄 뿐만이 아니라 감촉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감촉을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냄새들이 오랜 시간을 통해 겹겹이 쌓여 한데 뭉쳐져 시궁창의 악취보다는 못하지만 그에 준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몸에 악영향만 줄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기겁하며 싫어할 감각들에 로우는 어쩔 수 없이 눈을 스르르 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금이라도 잠을 잔 덕분인지 전보다는 몸이 약간은 나아진 것 같다는 것이다. 여기에 약을 먹고 다시 자면 더 나을 수 있지만 빈속에 약을 먹을 수 없기에 그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아무튼 그것보다도 이 불쾌한 감각들을 떨쳐내는 것이었다. 로우는 끙하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상체를 들어올렸다. 철퍽. 로우가 몸을 일으키자마자 동시에 무언가가 로우로부터 떨어져 그대로 침대 위로 추락하는 소리가 들리자 로우는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저께에 시간을 내서 깨끗하게 빨아내어 보송보송하고 따뜻한 이불 위로 회색빛의 수상한 무언가가 이불을 적셔가고 있었다. 로우는 처음에는 감기로 인해 시야가 흐릿해져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내 시야가 진정이 되자 로우는 침대 위에 있는 낯선 물건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로우가 청소할 때 주로 사용하는 걸레였다. 본래 화장실에 있어야 할 물건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 것인가. 의아함에 잠시 걸레를 내려다보고 있던 로우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이마뿐만이 아니라 머리카락과 얼굴 전체가 축축이 젖어있었다. 열감기로 흘러내린 땀이라고 하기 에는 냄새와 온도가 확연히 달랐다. 설마. 로우는 재차 걸레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부정하고 싶은 결론이지만 아무래도 조금 전까지 로우의 머리 위에는 물기도 완전히 짜지 않은 걸레가 놓여 져 있었던 것 같았다. 로우는 순식간에 불쾌함과 짜증, 그리고 원래 있던 감기까지 겹쳐서 기분이 바닥을 뚫다 못해 지하 깊숙한 곳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걸레를 손에 꽉 쥐었다. 아픈 와중에도 화로 인한 힘은 나오는 것인지 덕분에 걸레는 로우의 악력으로 그 때까지 머금고 있던 물기를 쫙 빼내었다. 자, 그렇다면 누가 트라팔가 로우의 머리 위에 걸레를 얹어놓은 것일까. 아무리 아픈 와중에서라도 로우 자신이 미치지 않고서야 스스로의 머리 위에 이런 비위생적인 물건을 올려놓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무식한 방법을 사용할 인물은 딱 한명. 자신이 잠들기 전까지 곁에 있었던 인물뿐이었다.
달칵.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는 말에 딱 맞게 키드가 로우의 방문을 열고 고개를 안으로 내밀었다.
“어, 뭐야. 일어났냐? 일어났으면… 으풉!!”
키드의 말을 잘라낸 것은 로우가 던진 걸레였다. 키드의 얼굴을 과녁으로 삼아 정면에서 맞춘 걸레는 그대로 키드의 얼굴 전체를 덮어버렸고, 갑작스런 걸레 세례에 키드는 재빨리 걸레를 집어 얼굴에서 걷어내고는 버럭 화를 내었다.
“야! 이게 무슨 짓이야!!”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유스타스여. 감히 내 얼굴에 걸레를 얹어? 내 몸 상태가 이렇지만 않았어도 메스가 날아갔을 거다.”
“하아? 무슨 소리야. 기껏 열 좀 식히라고 차가운 걸 올려줬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차가운 걸 올리고 싶으면 수건이나 냉각 파스도 있을 텐데 어째서 화장실에 놔둔 걸레를 올려놓은 거냐! 게다가 제대로 짜지 않고! 이러면 나아가던 감기도 다 안 낫겠다!! 콜록, 콜록!!”
자신이 자고 있는 사이에 저질러 놓은 키드의 만행(?)에 격렬히 항의하던 로우는 이윽고 성대를 찢어 가르는 듯한 통증에 결국 마지막을 기침으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가래가 들끓는 거친 기침 소리와 움찔거리는 몸에 키드도 화내는 것을 잠시 멈추고 움찔하며 로우를 살펴보다가 일단은 상대가 환자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이 명확하니 자신이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멋쩍게 머리를 벅벅 긁으며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아아, 그래. 내가 잘못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막 갖다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 어쨌든 일어났으니 뭐라도 좀 먹어라.”
“…뭐?”
“킬러 녀석한테 물어서 죽 만드는 방법 알아왔으니 먹으라고.”
“…유스타스여, 혹시 내 감기가 너한테 옮아간 것이냐? 펭귄한테 연락할 테니 가서 진찰을 받아보는 게….”
“죽을 면상에 갖다 박기 전에 그냥 처먹어라. 아픈 와중에도 말하는 싸가지는 그대로인 녀석 같으니.”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키드의 상태를 살펴보는 로우의 모습에 자신이 로우 안에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의심과 불유쾌함으로 키드는 조금 전까지 로우에게 저자세로 나왔던 것을 걷어내고는 다시 이전과 같이 험악하게 맞받아치며 걸레를 챙겨들고는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키드가 방에서 나가버리자 로우는 아직도 믿기지 않다는 듯이 멍하니 있다가 이내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상황 파악을 시작했다. 유스타스 키드가 죽을 만들었다. 요리는커녕 무언가를 만드는 재주 하나 없는 그 유스타스 키드가 자신을 위해 요리를 했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몇 번을 생각하고 되뇌어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문장이며 도리어 키드가 죽에 무언가 장난이라도 치지 않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게다가 비록 킬러의 도움이 있었다고 해도 키드가 멀쩡한 죽을 만들 리가 없었다. 죽을지도. 로우는 벌써부터 죽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과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책, 그리고 과연 키드가 들고 올 죽이 정상적인 지에 대한 망상을 가뜩이나 아픈 머리를 애써 굴리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이, 키드가 준비를 다하였는지 쟁반에 죽과 숟가락, 약봉지를 올려놓고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키드가 방 안에 들어왔음에도 로우는 아직도 상념에 깊게 잠겨있던 터에 키드가 쟁반을 침대 옆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을 때까지도 알아채지 못했다. 키드는 설마 선채로 잠든 것인가 싶어서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한 손으로 로우의 어깨를 흔들며 깨웠다.
“야, 뭐하냐. 일어나.”
“… 필시 이번 기회에 날 끝장내기 위해… 어? 유, 유스타스여? 언제 온 거야?”
“조금 전부터 와 있었거든. 근데 뭔 생각을 하기에 막 중얼거리고 있었냐. 은근히 신경 쓰이는 말도 들리는 것 같았는데.”
“아, 아무것도 아니다. 그나저나 유스타스여.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
“뭐냐?”
“… 그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거냐.”
“무슨 의미야. 아파가지고는 별 헛소리를 다 하고 앉아있어. 빨리 먹기나 해.”
심각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로우의 말에 키드는 울컥해서 손이 올라갈 뻔 했지만 간신히 참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죽 그릇을 로우의 무릎 위로 옮겨와 얹어주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죽 그릇을 마주한 로우는 이윽고 눈앞에 드러난 죽의 모양새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머릿속에서 망상했던 예상과는 달리 실제로 키드가 만든 죽은 새하얗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다가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이, 평소에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죽의 형태 그대로였다. 로우가 멍한 표정으로 눈을 끔뻑거리며 놀란 나머지 죽만 내려다보고 있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키드가 답답했는지 턱을 괴며 독촉했다.
“뭐하냐. 다 식는다.”
“이걸… 정말로 네가 만든 거냐, 유스타스여?”
“킬러 녀석한테 물어서 겨우 만들었다. 그 녀석하고 전화 통화로 1시간이나 붙들고 싸워댔는데, 뭘 그렇게 일일이 가르쳐 들려고 하는지. 겁나서 그 녀석한테 다시는 부탁 못하겠더라. 아, 아무튼 그런 이야기는 됐고 빨리 먹기나 해. 한 숟가락이라도 남기면 가만 안 둘 줄 알아라.”
키드의 엄포에 로우는 잠시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키드를 물끄러미 보다가 이윽고 숟가락을 집어 들고는 죽을 한 숟갈 뜨게 되었다. 새하얀 쌀들이 김과 함께 숟가락 안에 담겨지게 되었고, 로우는 그것을 입 가까이에 가져간 후 뜨거운 탓에 입으로 찬바람을 일으켜 식힌 뒤, 조심스럽게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입 안으로 고소한 맛과 따뜻한 기운이 퍼져나가 순식간에 온 몸에 감돌았다. 생각보다 꽤 괜찮은 맛에 로우는 감탄으로 눈동자가 다시금 커지면서 우물우물 죽을 씹기 시작했다. 한편, 키드는 내심 로우의 반응을 기대한 것인지 흘긋 로우의 눈치를 살펴보다가 조심스레 그에게 질문했다.
“괘, 괜찮냐?”
“… 먹을 만하군. 역시 대단해.”
“지, 진짜로?”
“아아. 네가 이정도로 요리할 수 있다니. 새삼 킬러 녀석이 존경스러워지는군.”
“내가 아니라 킬러 이야기였냐!”
로우의 칭찬과 감탄이 자신이 아닌 뒤에서 도와준 킬러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에 키드는 울컥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따지다가 김빠진 얼굴로 다시 주저앉았다. 내심 로우의 칭찬을 기대했기에 그에 따른 실망감도 함께 찾아온 것이었다. 하긴. 녀석이 고맙다는 말을 할 위인이 아니지. 애초에 기대하는 것이 이상하다며 키드는 다른 곳에서 고개를 드는 섭섭함을 애써 무시하며 로우가 죽을 다 먹고 약을 먹은 뒤에 잠이 들면 자신도 그만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키드의 귀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고맙다.”
꺼질 듯이 희미하고 은밀한 속삭임은 자칫하면 놓칠 수도 있었지만 키드는 그것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로우를 봤을 때는 이미 로우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귀를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것은 감기로 인한 열기와는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흘러들어온 말의 의미와 귓가를 물들인 붉은 빛의 의미를 깨달은 키드는 자신 또한 덩달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가슴 한 구석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어쩌지. 오늘 하룻밤 자고 간다고 말하면 화내려나. 키드는 한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오늘 하루 어떻게 하면 로우의 집에서 머물다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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